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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_신항섭(미술평론가), 2010_견실한 소묘력과 현대적인 감각의 소유자
화가로서의 재능 여부는 인물화 한점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인물화는 화가로서의 재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인물은 자의적으로 움직이는 동시에 의식과 감정을 지닌 존재로서 그 동작 및 표정이 무궁무진하다. 그러기에 정확한 비례를 맞추고 의식 및 감정세계를 표현하는 것은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다. 따라서 인물화를 제대로 소화하고 있다면 작가로서의 기본 역량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탄탄한 기본기에서 나오는 여체의 아름다움
변선영은 신뢰할 만한 묘사력을 갖추고 있다. 연필 소묘를 통해 인물화 작가에게 요구되는 수준 이상의 기령을 축적하고 있기에 그렇다. 소묘를 보면 단순히 손의 재능이 무르익은 단계를 지나 회화성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어쩌면 인물의 형태를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일은 정확한 눈과 그를 뒷받침하는 노력으로 어느 선까지는 도달 할 수 있다. 드러나 미적인 가치를 생산해내는 예술적인 감각은 타고나지 않으면 안된다. 손의 재능이 뛰어난대도 그 법주를 벗어나지 못하는 작가가 대다수인 현실이 이를 말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그는 그 경계를 가뿐히 넘어서고 있다.

그의 조형감은 아주 세련되어 있다. 고전적인 이미지의 누드화가 아니라 현대적인 감각에 능동적으로 반응하는 누드화이다. 그래서일까? 여체의 포즈는 당당하다. 여성특유의 내향적인 이미지를 미적으로 여기는 고전적인 의미의 여성상이 아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현시욕이 강하고 자기주장이 뚜렷한 이시애 여성의 모습니다. 알몸을 드러내는 것조차 현대의 여성상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외면상으로 그의 작업은 여체가 지닌 고운 피부와 유연한 곡선 및 양감을 부각시킨다는 일반적인 누드화의 경향을 따른다. 하지만 단순히 여체의 외형적인 아름다운만을 탐닉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여체의 아름다움을 부분적으로 희생시키고 있다. 더구나 시각적인 효과만을 따지자면 여체가 지는 성적인 매력은 되레 감소시키고 있다. 체모라든가 가슴에 집중되는 시선을 의도적으로 분산시키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체모와 가슴에 대한 성적인 환상을 차단한다.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누드화와 같은 전신상을 찾아보기 어렵다. 신체의 일부분을 가리거나 화면 밖으로 밀어내는 식의 대담한 구도를 보여주는 화면이 대다수이다. 여체의 외형적인 아름다움이나 성적인 매력을 부각시키는 일반적인 누드화의 관점을 벗어나 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이는 조형적인 하나의 전략일 수 있다. 여체 그 자체에서 얻고자 하는 시각적인 즐거움 및 성적인 환상을 부분적으로 제거함으로써 누드화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다. 여체의 아름다움에 집중되어온 일반적인 누드화의 관점과는 다른 화면의 구성 및 현대적인 조형성에 비중을 두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성적인 매력을 전적으로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은 형식의 누드화는 관능적인 매력이라는 점에서 한층 강조되고 있는 지도 모른다.

무엇보다도 피부의 표현에서 매끄럽고 부드러우며 고운 이미지에 얽매이지 않음으로써 생기 넘치는 탄력적인 건강한 여체를 주시한다. 건강미가 넘치는 여체의 힘. 즉, 탄력적인 피부를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인테 안에서 팽창하는 듯 한 힘이 피부를 긴장시키는 것이다. 퉁기는 듯 한 피부의 반발력이야말로 건강한 인체의 상징적인 표현이다. 피부 안에 감춰진 근육의 유착점을 포착하려는 그의 터치는 야성적인 여체의 이미지를 끄집어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야성적인 이미지는 관능적인 “미”로 해석 될 수 있다.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처럼 건강한 여체야말로 관능적이다.

여체, 영원한 화두
그에게 여체는 무엇인가. 단순히 아름다운 육체에 대한 찬미인가. 앞에서 말했듯이 그에게 여체는 미적인 탐닉의 대상은 아니다. 가슴이나 체모 EH는 다리와 머리 따위의 신체의 일부분을 가린다는 점은 숨겨진 의미를 담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것이다. 그의 최근 작업에서 나타나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여체가 자리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점이다. 그저 비어있는 공간이거나 부분적으로 추상적인 이미지가 나타나고 있는 정도이다. 다른 하나는 추상적인 이미지로 여체의 일부분을 감추거나 형태를 불명확하게 처리하고 있다. 이때 추상적인 이미지는 하나의 덩어리를 이루는가 하면 분사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조형상의 특징은 누드화라는 일반적인 이미지를 씻어내기에 충분하다. 비어있는 배경은 서구 미학의 공관가는 다른 도양미학 여백개념에 합당하다. 문인화가 그렇듯이 여백은 무표정한 곳이 아니다. 오히려 표현된 형상을 적극적으로 옹호함으로써 생기발랄한 이미지 즉 기운생동을 이끌어내는 곳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바꾸어 말해 표현된 형상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자리하는 것이다. 따라서 여백에는 사유의 그늘이 드리운다. 사유의 그늘이란 무표정한 공간이 아님을 강조하기 위한 수사이다. 여기에서 하나의 미물일지라도 그 움직임 한번이 우주를 움직이듯이 여백은 형상이 우주에 그대로 노출되는 상황을 뜻한다.

이렇게 보면 그의 그림에서 여체는 우주가 감싸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추상적인 이미지는 우주를 돌아가 여체를 만나 마침내 정체를 가지게 되는 불명확한 존재를 상징한다. 그 불명확한 존재는 우주를 떠다니게 되는 먼지 일수도 혹은 별을 생성케하는 원소일 수도 있다. 한마디로 무의미한 존재가 아니다. 혹은 사색의 파편 일 수도 있다. 불명확한 존재와 만나는 여체는 그래서 더욱 선명한 존재성을 드러낸다.

구상으로서의 여체와 추상으로서의 불명확한 이미지는 이성과 감성의 대립적인 관계를 시사한다. 구상과 추상이 대립함으로써 시각적인 긴장감이 발생한다. 서로 다른 이미지의 결합이 대립에서 긴장으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상승작용으로 전진하는 것이 그의 누드화가 지향하는 조형적인 구조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형적인 형식을 통해 보다 확실한 자기만의 색깔을 담아내야 한다. 구상과 추상의 이원적인 대립구조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에서는 일반적인 누드화의 속성으로부터 탈피하려는 의지와 함께 소묘에서 감지되는 전도가 밝은 작가의 잠재력을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그 의미는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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