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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_신항섭, 2004_생동감 넘치는 여체의 아름다움
생동감 넘치는 여체의 아름다움

인체를 함축적으로 표현할 때 흔히 ‘소우주’라는 말을 쓴다. 머리와 몸통 그리고 두 팔과 두 다리에다 연약한 피부를 가지고 있는, 작고 힘이 약한 존재를 ‘소우주’라고 말하는 것은 만물의 영장으로서의 인간 자신에 대한 우월감의 표현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우월감이 아니더라도 인체를 보면 참으로 오묘하고 신비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여체를 보면 더욱 그렇다. 유연하고 부드러우며 따스한 느낌의 곡선과 볼륨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외모에 대한 찬사는 그 어떤 미사여구로도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그 아름다움을 어찌 언어만으로 모두 형용할 수 있을 것인가.

변선영의 인체작업은 여체에 대한 절대적인 찬미이자 찬탄이라고 할 수 있다. 십 수 년을 거의 인체작업에만 전념해온 그 집념과 열정은 물론 그의 작품에서는 여체의 아름다움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애정이 느껴진다. 그의 인체작업은 여체의 아름다움에 대한 진실한 헌사이다. 작품에 표현되고 있는 여체 하나하나의 포즈가 고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여체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표정을 정확히 읽어내는 감각과 남다른 안목이 만들어낸 결과임은 물론이다.

다른 장르로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누드화는 포즈, 즉 구도에서 이미 성공여부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기에 아름다운 포즈를 포착해내는 미적 감각이야말로 누드화의 성공여부를 결정짓는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일단 누드화의 기본적인 요건을 충족시킨다. 다시 말해 아름다운 포즈를 찾아내는 감각에서 일정한 수준 이상의 독자적인 감각을 발휘한다.

다양한 포즈들의 작품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개인전 전시장에 걸린 작품들과 마주하면서 그가 무엇 때문에 누드화에 빠져드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그는 여체가 지어내는 매혹적인 표정, 즉 아름다움에 현혹되고 있는 것이다. 같은 여성이라는 입장을 떠나서라도 예술가로서 순수한 아름다움에 매료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에 대한 헌사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의 작업에서 특기할 점은 대다수가 동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화가들은 크로키 이외의 작업에서는 정적인 포즈를 선호한다. 이에 비해 그는 동적인 포즈로 일관하고 있다. 고정된 포즈는 인체의 생명력을 외부로 발산시키기 어렵다는데서 동적인 포즈를 선호하는 것은 아닐까. 실제로 그의 작품에서 여체는 한결같이 다이내믹한 표정을 짓는다. 이렇듯이 동적인 이미지의 작품은 리듬체조의 리드미컬한 동작을 가져오는 데 기인한다.

리듬체조는 대체로 기구를 이용함으로써 유연한 인체의 기능을 극대화시키는 신체운동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생활동작과는 비교할 수 없는 힘차고 유연하며 동시에 격정적인 포즈가 만들어진다. 그 동작 하나 하나가 연속성을 가짐으로써 신체적인 율동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보여준다. 그는 여기에 착안하고 있는 듯싶다. 즉, 정적인 이미지의 여체보다도 동적인 이미지의 여체에서 한층 건강하고 활력이 넘치는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와 같은 시각은 작품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화가의 요구에 따라 피동적으로 반응하는 존재로서의 전문모델과는 전혀 다른 생기 찬 아름다움을 발산하고 있는 것이다. 동적인 포즈가 만들어내는 여체의 윤곽선은 활기가 넘치면서도 변화가 많다.

그의 누드화는 어떤 포즈일지라도 아름답다. 부자연스러운 구석이 없다. 연속적인 동작이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움이 있는 것이다. 발랄하면서도 유연하고 고상한가 하면 또한 물 흐르듯이 매끄럽고 자연스럽다. 일부러 꾸미는 포즈가 아닌 까닭이다. 그러기에 그의 누드화는 공간을 많이 점유한다.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비례를 깨뜨리지 않는 균형 감각이 돋보인다. 이는 신체적인 힘이 골격의 움직임에 따라 적절히 분배되고 있음을 뜻한다.

그의 작업이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특징은 기법이다. 일반적으로 누드화는 여체의 피부가 가지고 있는 고운 피부의 색깔과 부드러움을 강조하기 위해 매끄럽게 묘사한다. 다시 말해 붓 자국을 전혀 감지할 수 없도록 처리하게 된다. 마치 분을 바르듯이 곱고 화사하게 치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와 다른 기법을 구사한다. 어떤 작품을 보더라도 붓 자국이 남는다. 마치 점을 찍어가듯 자잘한 붓 자국이 여체의 피부를 덮고 있다. 그래서 가까이 가서 보면 실제의 피부와 다르게 거칠게 보인다. 그렇다. 그는 여체를 보는 시각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 여체를 찬미하기는 하지만 미화하지 않는다. 대신에 여체의 이미지를 보다 생동감 있게 보이려는 것이다. 비록 소품일지라도 디테일이 선명하여 어떤 작품에서도 생동감을 잃지 않는다. 그의 누드화가 지향하는 바는 곱고 아름다운 이미지의 여체를 부각시키는데 있지 않다. 보다 현실적인 감각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말해주는 부분이다.

그(변선영)의 그림은 심도가 깊다. 배경처리에서 깊은 공간감이 형성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을 끌어들이지 않고 아무 것도 없는 상태로 두고 있는데도 현실적인 공간감이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여체를 신비스러운 분위기로 이끌고 간다. 단순히 생기 넘치는 여체의 아름다움을 주시하는데 그치지 않고, 여체를 감싸고 있는 신비스러운 이미지 및 그 정서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그림의 정서는 무수히 반복되는 붓의 터치와 색채의 농담변화, 즉 색조의 미묘한 변화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몇 번이고 겹쳐지는 붓 터치야말로 그림의 심도와 정서를 결정짓는 요인인 것이다. (그의) 누드화에 대한 그의 조형적인 관점은 이처럼 눈에 보이는 사실 너머의 세계로 확장된다. 바로 이 부분이 그의 누드화가 일반성에서 벗어나는 차별성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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